유리로 둘러싸인 커피숍은 현대적이지만,
테라스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만큼은 오래된 시간의 결을 품고 있습니다.
아마도 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
말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혔겠지요.
소나무는 오늘도 바다 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이고,
바다는 그 마음을 알아차린 듯 잔잔한 빛으로 응답합니다.
삶에서 정말 귀한 것은 눈에 띄는 성취보다
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무념무상에 빠져들어
한 그루 소나무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
마음 한켠의 여유라는 것을요.
시큼한 커피 향이 솔향과 자연스레 섞여
숨결처럼 스며듭니다.
등 뒤에서 들려오던 세상의 소음은
잠시 내려놓아도 좋습니다.
지금 이 순간은
하늘의 푸름, 바다의 깊은 남빛,
그리고 소나무의 맑은 초록이
천천히 마음을 적셔주는 시간입니다.
그저 가만히,
이 풍경 안에 머물러도 충분한 오후입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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